어느 추운 겨울밤, 여자들만 남은 산골 마을에 한 남자가 숨어 들어오는데... 1951년 추운 겨울, 소맥산맥 한 줄기에 없는 듯이 묻힌 두메산골. 남자들은 하나같이 국군과 빨치산의 틈바구니에서 희생되거나 길을 떠났고, 마을은 노망난 김노인과 아이들을 빼곤 졸지에 모두 여자들만 남은 과부촌이 되었다. 국군이 서울을 탈환하고 남한 일대에는 다시 평화와 재생의 물결이 일고 있으나 험준한 산악 지대인 이‘과부마을’에는 밤이면 공비들이 활개를 치는 그늘진 마을로, 여자들은 남자들을 대신해 공출과 야경에 시달린다. 그 와중에 이 마을에 이장을 맡고 있는 과부 양씨와 이웃에 사는 과부 최씨의 갈등. 양씨의 며느리 점례는 이 마을에서는 드물게 유식자이며 아름답고 젊은 과부이고, 최씨의 딸 사월이도 딸 하나를 둔 젊은 과부이다. 어느 눈 내리고 추운 밤, 점례의 부엌으로 부상당한 한 남자(규복)가 숨어들고, 점례는 규복을 마을 뒷산 대밭에 숨겨준다. 규복은 친구 따라 입산했다가 도망쳐 나온 전직 교사로 추위와 이데올로기에 상처받고 식욕과 성욕 등 모든 것에 허기진 남자. 규복에게 동정심을 품은 점례는 음식을 날라주며 규복과 사랑을 나누는데, 어느 날 점례와 규복의 밀회장면을 사월이 목격하게 된다. 과부 신세 2년이 지나 과부병에 걸리다시피 한 사월은 이들을 관계를 묵인해 주는 대신 규복을 점례와 나눠가지려 한다. 세 사람 사이에 미묘한 관계가 형성되고, 욕망과 인간애 사이에서 여자들의 혼란은 커져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