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용단
무대 위 무용수, 그리고 우리는 모두 샤먼이다
샤먼을 중심 소재로 삼지만, 굿을 재연하기보다는 인간이 마주하는 소명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감정을 무용으로 펼쳐낸 작품이다. ‘지금 이 시대에 샤먼은 어떤 존재인가’라는 화두에서 출발해 샤먼을 신비로운 존재나 특별한 사람이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직업인이자 사회 구성원으로 바라본다. 무용수는 내림굿에 참여하는 샤먼인 동시에 운명 같은 변화에도 묵묵히 삶을 이어가는 모든 평범한 사람이며, 내림굿은 새로운 세계에 입문하는 의식이자, 한 명의 직업인이 탄생하는 과정으로 그려진다. 무용수는 입무자‧조무자‧주무자 세 그룹으로 나뉘어 무대에 오른다. 예기치 않은 소명을 맞닥뜨려 선택의 갈림길에 선 사람(입무자·入巫者), 무당이 되는 길을 먼저 걸어왔고 입무자가 소명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사람(조무자·助巫者), 오래전 무당의 삶을 받아들여 내림굿 의식을 주관하는 사람(주무자·主巫者), 세 그룹의 삼각 구도가 만드는 긴장과 이완이 작품을 이끌어간다. 동료애를 넘어서 때로는 가족과도 같은 관계를 떠올리게 하는 이들의 춤과 에너지는 동시대 관객의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이번 작품은 특히 각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면서 다양한 장르에서 탁월한 협업자로 활약하는 예술가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끈다. 음악은 이날치 밴드의 수장 장영규가 맡아 굿 음악의 독특한 리듬을 차용해 전혀 다른 일상적인 느낌의 음악으로 풀어낸다. 연출·미술감독 윤재원은 댄스플로어 대신 카펫, 커튼 등 따스한 질감의 소재를 활용해 은밀히 이루어지는 내림굿의 분위기와 소명을 받드는 인간의 내밀한 성장 과정을 표현한다. 안무는 손인영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 맡았다.
Dancers on Stage and We Are All Shamans.
Inspired by shamans, the performance is not about presenting their rites but about using dance to express different interpretations and feelings regarding people’s vocations. On stage, the dancers are divided into three groups: would-be dancers, supporting dancers and main dancers. They are shamans participating in an invocatory rite for would-be mediums. At the same time, they are ordinary people leading their ordinary lives even if they experience some dramatic changes. Such a rite introduces a person to a new world and it is also a process for them to find their vocations. All those who keep playing their roles in their own lives are today’s shamans. As the title implies, the dance shares its warmth by saying hello to everyone.